강정현
복도 끝,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그 냉장고는 마치 유배된 왕처럼 고독해 보였습니다. 흰색 페인트가 살짝 벗겨진 문 한 개짜리 소형 냉장고. 그 좁은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가전제품이라기보다 차라리 '장애물'에 가까웠죠.
그 냉장고의 이름은 '204호의 심장'이었습니다.
냉장고 옆에선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. 낡은 의자 하나가 벽에 기댄 채 놓여 있었고, 그 옆엔 마치 시간의 흐름을 왜곡시킨 듯 길쭉한 자전거 한 대가 서 있었죠.
평범한 자전거라고 하기엔 핸들 앞의 짐칸이 수상할 정도로 거대하고 깊었어요. 검은 심연처럼 느껴지는 그 짐칸은, 복도를 지나는 모든 시선을 집어삼킬 듯 존재감을 뽐냈습니다. 냉장고가 고독한 왕이라면, 자전거는 정체 모를 임무를 띠고 복도에 불시착한 미지의 기계 같았어요.
복도를 타고 흐르다 멈춘 곳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흰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. 그 위엔 마치 정물화처럼 거치대와 롱노즈 니퍼, 그리고 암석 두 점이 정연하게 놓여 있었죠.
그곳이 수술대인지, 혹은 정교한 위조범의 작업대인지 이 복도의 조명 아래선 도무지 추측할 수 없었습니다. 다만 자전거의 짐칸과 날카로운 니퍼, 그리고 암석들이 204호의 심장과 기묘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만이 공기 중을 떠다닐 뿐이었습니다.
강정현이 제공한 세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우리는 강정현에게 소설을 발송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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